2대에 걸쳐 경주마 생산에 전력한 '챌린저팜' 목장 이광림 대표
말의 고장 제주에서도 부자(父子)가 대를 이어 말 생산과 육성에 모든 것을 걸고 열정적으로 목장을 운영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2013년 최우수 목장으로 선발되며 우수한 마필 생산으로 유명해진 챌린저팜의 이광림 대표(38세). 이광림씨는 요즘 젊은 사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힘들고 거친 토지개간 및 목장관리의 일을 부친(이용대, 용문목장 대표, 71세)과 함께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다. 부친 이용대씨는 15세 때부터 말 생산에 50여년 이상의 긴 세월간 거의 한평생을 바쳐온 대표적인 말 생산 전문가이다.
‘챌린저팜’(Challenger Farm)은 목장의 이름부터 이광림씨의 의지를 한껏 담고 있는 이름으로 목장의 이름만큼이나 초지관리부터 말의 순치까지 예전의 전통적인 방식과는 차별화된 도전 정신으로 모든 분야에서 열정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 최우수 경주마 생산목장 선정에 아버지가 운영하는 용문목장이 최우수목장으로, 아들인 이광림씨가 운영하는 챌린저팜이 우수목장으로 선발되는 쾌거를 이룩한데 이어 2008년에도 이광림씨의 챌린저팜이 2년연속 우수목장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었다.
챌린저팜 이광림 대표는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우수한 경주마를 다수 배출해 매년 초 경주마 경매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경주마들을 높은 가격에 낙찰시키면서 고소득을 올림은 물론 대표적인 우수 경주마 생산농가로 입지를 구축하였다.
그렇다면 이렇게 차별화된 우수한 경주마를 생산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약 10년 전 말 생산·육성 현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초기에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아버지와의 의견대립으로 많이 힘들었으나 이제는 그 어느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가 되신 아버지를 존경한다”며 본인의 아들(9세)에게도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피땀 흘려 일궈놓은 목장을 지키게 할 생각이라며 3대를 거치면서야 맞이할 수 있다는 말 생산의 경지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이광림씨는 “멀지 않은 미래에 국내에서가 아닌 외국의 유명 경주에서 우승할 수 있는 명마를 탄생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반드시 목표를 실현해 내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젊은 나이에 맞지 않게 힘들고 거친 목장 일을 마다 않고 자신의 꿈을 실현해 나가는 이광림씨의 굳은살이 박힌 거친 손에서 머지않아 세계를 호령할 명마탄생의 기운이 느껴진다.
이광림씨는 특히, 지난 2000년 시작한 우수 경주마 생산·육성을 위한 스터디 그룹인 ‘테우리’와 함께하면서 현재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말의 고장 제주에서 전통적인 말 생산·육성 방식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 보고자 모인 각 분야의 젊은이들은 우수 경주마 생산·육성을 위한 정보 공유를 위해 스터디 그룹 ‘테우리’를 결정했다.
이 모임에는 당시 난지축산연구원 소속 이종언 박사(47세), 한국마사회 소속 강동희 과장(47세), 말생산 농가를 운영하는 이광림씨(38세), 정병철씨(44세), 오창훈씨(37세), 고재형 수의사(43세), 고경범 장제사(44세) 등으로 구성되어 해외자료 분석, 실험정신 등으로 무장하여 보다 업그레이드 된말 생산·육성 방식을 도입하여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큰 뜻을 품고 의기투합한 젊은이들은 모임 결성 후 시행 초기에 많은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다름 아닌 수십년간 전통적인 방식으로 경주마를 생산·육성해 온 부친과의 갈등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 정신으로 변화하려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좌절을 맛보게 하였다.
특히, 이광림씨의 경우 부친과의 수많은 마찰 중에 외곽지 방목장으로 수말을 방목시키는 시도를 새롭게 진행하려던 때를 기억한다. 말 사육두수가 많아지면서 목장 안에 암말과 수말을 파이프 펜스를 사이에 두고 방목을 해야하는 상황이 빈번해지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이에 이광림씨는 수말을 외곽에 있는 방목장으로 방목하려 했고 부친은 수말을 외곽 방목지에서 방목하게 되면 사양관리의 어려움과 사고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많은 반대를 하였다고 한다.
그 일을 계기로 부친과 거의 일주일 동안 말도 하지 않고 냉전 등이 진행된 경우도 있었지만 부친도 서서히 외곽지 방목장 운영의 안전함을 직접 경험하고 느끼신 후 외곽지 방목장 운영에 더욱 앞장서게 변화했다. 결과적으로 6만평 규모의 방목장이 25만평 규모로 확대되어 넓은 초지 확보를 통한 양질의 우수한 건초를 수확하는 데에도 일조했다.
이렇듯 모임이 지속되며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새로운 방식이 우수한 경주마 생산을 위한 올바른 방식이라는데 확신을 갖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젊은이들의 새로운 방식의 결과가 우수한 경주마 배출이라는 결실을 맺고 나서는 그들의 아버지도 전통적인 방식의 고집을 꺽고 이제는 선진화된 방식과 아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며 한 마음으로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14년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뜻을 품은 제주의 젊은이들이 보다 나은 경주마 생산·육성을 위해 시작한 스터디 그룹 ‘테우리’ 구성원들은 이러한 연구와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해 2014년 갑오년 청마의 해가 된 현재 모두가 이제는 각자가 속한 분야에서 모두 자리를 잡고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과 같이 제주의 젊은이들이 연구와 도전 정신으로 한마음이 되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제주의 말산업 발전을 넘어 대한민국 말산업 발전에 있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되며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대한민국 말산업 발전의 역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배병만 기자 man@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