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 MATCH RACE - 러피안(Ruffian)
경마팬이라면 '매치 레이스(Match Race)'란 단어의 의미를 잘 알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당대 최강마 대 최강마 둘만의 진검승부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한번쯤 들어봤을 듯 한 '씨비스킷(Seabiscuit)'이란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씨비스킷'과 '워 어드미럴(War Admiral)'의 매치레이스 장면이다. 이외에도 "Man O’ War vs Sir Barton", "Alsab vs Whirlaway", "Swaps vs Nashua" 등이 경마본좌 미쿡의 날흠 유명한 매치레이스이다. 강자와 강자의 진검승부인 매치레이스는 1975년을 마지막으로 이후 현재까지 치뤄진 역사가 없다. 마지막 매치레이스의 주인공 중 한두의 마명이 이 포스팅 제목 '러피안(Ruffian)'이다.
암말이었다. 그녀의 대단함은 당시 미국 신문기사 한줄이면 된다.
With Secretariat now on stud duty, the Sport of Kings was ruled by a Queen.
세크릿테리엇이 종마활동으로 열일중인 지금 이시점, 왕들의 스포츠는 여왕이 지배한다.
'블러드 호오스(Blood Horse)'가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암말", '스포츠 일러스트'가 선정한 "20세기 위대한 여성 스포츠 스타 100걸"에 동물로서 유일하게 등재된 이름이 러피안이다.
매치레이스 이전 암말경주에만 출전해 10전 10승. 10경주 모두 대회 신기록. 1번의 코스레코드 타이, 7번의 코스레코드 경신. 10경주 2착마와의 평균 착차 8과1/2마신. 10경주 중 기수가 채찍을 사용한건 단 한번, 단 한대.
세크릿테리엇의 현역시절 조교사까지 러피안이 세크릿테리엇을 넘어서는건 시간문제일 뿐이다.라 말할 정도로 어마무시한 경주력을 선보였다.
러피안이 데뷔할 때부터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기자가 "러피안을 이기지 못하는 숫말은 진정한 챔피언이 아니다."라 주장했는데, 그녀의 강력한 레이스를 지켜 본 미국 여론이 기자의 주장대로 진검승부를 원하는 쪽으로 급속히 기운다. 이에 뉴욕 경마협회에서 삼관마 레이스 우승마들 이었던 켄터기더비의 '풀리쉬 플레져', 프리크니스 우승마 '마스터 더비' 벨몬트 우승마 '아바타'와 러피안의 대결을 추진한다. 이 제안에 응한건 풀리쉬 플레져 단 한두. 그래서 (미국)최초이자 마지막인 숫말 챔피언과 암말 챔피언의 성(性)대결 매치레이스가 벨몬트에서 펼쳐지게 된다. 당시 미국의 경마전문가들 대다수는 러피안의 승리를 예상했다고 한다. 러피안의 조교사는 이 대결을 썩 내켜하진 않았으나 진검승부를 강렬히 원하는 여론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출전을 승낙하게 된다. 1975년 7월 6일이 결전일로 정해지고 이 대결의 공식명칭을 "THE GREAT MATCH RACE"로 명명한다. 2000미터로 치뤄지는 이 대결을 직집 관전하기 위해 벨몬트로 집결한 관중 오만오천명. TV생중계로 경기를 시청한 가구수는 2천만에 이르렀다. 경주가 시작되고 출발이 약간 늦었던 러피안은 금새 풀리쉬플레져를 따라잡고 앞서나가려는 순간 러피안의 착지가 불량해지며 골절, 러피안의 기승기수가 뛰어내리며 주행중지된다. 급히 경주로에 투입된 수의사들에 의해 응급처치를 하고 벨몬트경마장 옆의 동물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실시해 골절 된 다리를 붙혀 살리려 했지만 마취에서 깨어난 러피안이 본능적으로 일어나려 발버둥치다 반대편 다리까지 부러져 결국 마주의 동의 하에 안락사를 결정한다. 그녀의 안타까운 죽음을 지켜 본 미국사회는 충격과 비탄에 빠졌고, 경마계는 더이상 매치레이스를 개최하지않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1975년 이후로 매치레이스가 없다.
적수가 없는 압도적 발걸음과 비극적 죽음으로 경마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과 가장 끔직한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 러피안의 스토리는 그녀가 죽은지 30년후에 ESPN에서 영화로 제작해 다시한번 세상에 알려진다.
영화의 도입부에 조교사의 독백 나래이션으로 경마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경마는 스포츠다. (비지니스적 요소를 포함한다 하더라도)그 중심에는 항상 말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