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Mr.Hello!
내 마음 속의 뛰는 馬 Goodbye, Mr.hello!
글 31조 김효섭 조교사
나는 지금도 그를 생각 할 때 마다 내 마음은 그리움으로 가득 찬다. 기억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말을 타왔고 수 없이 많은 경주에서 이겨 봤지만 그와 함께한 시간이 아직 까지도 생생하다. 마방에 처음 들어와서 불안해하던 그의 눈빛과 그 눈 속에 감추어진 어떤 열정! 그는 당대 최고마 풀그림과 3차례의 맞대결을 벌였고, 마침내 도착한 정상에서 부상으로 내려와야만 했다.
내가 이놈한테 더 신경 쓰고 잘 해주었다면 부상은 없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남는다. 미스터 헬로. 1996년 여름 그와 처음 만났다. 말을 관리하는 모든 사람이 그러하지만 처음 말을 볼 때 먼저 보는 부분이 있다. 누구는 후구를 먼저보고, 누구는 지세를 먼저 본다.
나의 경우는 말을 처음 볼 때 눈을 가장 먼저 본다. 미스터 헬로! 비록 오랜 여정에 몸은 지쳐 보였지만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의 순한 눈빛 속에 어떤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혈통 정립이 안되어 있어서 단순히 체형이 좋은 거세마로 치부 했을 뿐 부마, 모마가 누구인지도 전혀 몰랐었다. 지금 와서 그의 혈통표를 보니 부마가 Halo(일본 최고의 씨수말 썬데이사일런스의 부마)의 자마 Oregon으로 그 당시 뉴질랜드 리딩사이어 9위에 오르는 등 한참 뜨고 있는 혈통 좋은 말이었다. 미스터헬로의 이름도 할아버지에게서 따온 것 같다. Oregon의 모마는 암말로 개선문상을 제패한 지금 세대의 제냐타, 레이첼 알렉산드라 만큼 유명한 당시 암수 통틀어 최강마로 철의여제로 불리던 Three Troikas다. 불행히도 자마는 자신 만큼 능력있는 말을 배출하지 못한 비운의 암말이었다.
미스터헬로의 조교 할 때 느낌은 기승자의 지시에 순응하려고 노력하고 습득이 상당히 빠른 영리한 말이었다. 그러나 상체에 비해 하체가 약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기승을 하면 기승자의 기분이 상쾌해지는 말이 가끔 있는데 미스터헬로가 그랬다. 인마의 일체나 재갈받이를 느낄 수 있는 흔치 않은 말이었다. 우리 마방식구의 극진한 관리 속에 점점 근육이 발달해 가면서 장대한 체구의 경주마로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볼 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큰 체구에 비해 하체가 약해 잦은 파행(跛行)으로 우리를 애태웠다. 후에 이러한 고질병으로 문제가 생긴다. 그로 인해 데뷔가 늦어져 그해 12월 첫 출주를 하게 된다. 큰 기대를 갖고 출주 했으나 성적은 최하위권. 모래를 맞으면 안 따라가려는 습성 때문인가 보다. 조교를 좀 더 충실히 했다.
그 다음해부터 승승장구 연전연승으로 1군 승군, 1군 승군전은 1997년 10월 문화관광부 장관배 핸디캡 경주다. 당대 최강마 풀그림과 맞대결을 벌인다. 풀그림은 안병기 기수의 기승으로 57kg, 미스터헬로 56kg의 부담중량을 부여 받았다. 기세 좋게 출주했으나 풀그림에게 패배, 하지만 선전한 3위 강자와의 경험을 쌓았으니 만족이다. 그 후 점차 근육도 발달하고 성장해서 4연승으로 풀그림과 1998년 4월 마주협회장배 대상경주에서 재대결이다. 그러나 이번경주는 별정중량으로 풀그림과 동등한 부담중량 61kg을 부여 받았다. 스타트가 좋아 항상 선입권에서 레이스를 전개하던 미스터헬로가 부담중량의 영향으로 후위권에 쳐진다. 아무리 힘을 써도 거리는 줄어들지 않는다.
라스트 직선주로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걸음을 뻗으나 힘이 부쳐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너무 안쓰럽다. 최선을 다했으나 풀그림에게 패배, 4착이다. 풀그림은 정말이지 대단한 말이다. 2달 후 ‘98년 6월 한국마사회장배 핸디캡 경주 풀그림 63kg, 최다승마이자 그해 그랑프리 우승마 신세대 60kg, 미스터헬로 57kg 부담중량도 적당하고 그 어느때 보다 준비를 많이 했고 상태 또한 최고다.
게이트 출발후 신세대와 풀그림이 경합을 하는 모습이고 그 뒤를 따라 미스터헬로가 힘 안배를 하며 따라간다. 신세대와 풀그림이 과도한 부담중량과 무리한 경합으로 라스트 힘이 부치는 모양이다. 4코너 도는 순간 미스터헬로가 무섭게 치고 나간다. 완승으로 우승 드디어 정상이다. 최고의 순간이다. 이 경기 이후 풀그림은 잦은 부상으로 하향세를 걷다가 은퇴한다. 다음날 헬로가 파행을 보인다.
건이 부어있다. 입사때 부터 약한 하체에 문제가 생겼다. 그후 마방식구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예전의 모습을 보이지 못해 하향세를 걷다 은퇴를 하게 된다. 나에게 11번의 우승과 정상에서 환호하게 했지만 조교사가 된 지금 뒤 돌아보면 그에게 더 잘했으면, 욕심을 부리지 않았으면 부상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항상 그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goodbye Mr.hello!!! 그리고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