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마 추적 보고서_좋은걸
신마 추적 보고서_좋은걸
좋은걸 (한, 암, 갈색, 출생일 2018-04-01, 마주 임동현)
<출처 : 마루트, 2018년 12월, 당세마시절>
경주마를 선택해야하는 순간이 올 때마다 느끼는 것 중 하나는 ‘피할 수 없는 유전자의 힘’이다. 이 역시 체형에 따라, 성격과 성장과정 중의 병력 유무에 따라 어느 정도 영향을 받긴 하지만 타고난 혈통이라는 것이 소름끼칠만큼 맞아떨어질 때가 많다.
좋은걸의 부마는 ‘토우트’다. 모마인 ‘선업’이 경주마로 활동하면서 복승률 38%(21전 3/5/2/0/4)를 보였던 말이라 하더라도, 소위 네임밸류있는 씨수말과의 교배가 아니기에 관심권에서는 일단 멀어져있는 것이 현실이었던 망아지가 ‘좋은걸’이었다.
토우트가 유명하지 않은 이유는 경주로에서의 활약이 없기 때문이지만, 그의 부마는 MEDAGLIA D′ORO로 비싼 몸값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혈맥인 탓도 있다. 그러나 이 별볼일없어보이는(?) 말을 번식용으로 도입한 홀스앤팜의 소무근 사장의 목적은 분명했다. A.P. INDY계열로 도배될 가능성이 높은 현재 한국의 생산계에서 토우트의 존재는 주류계통과 가장 적합한 배합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치였다. 그리고 그 실험무대에 올라선 말 역시 A.P. INDY의 손녀 ‘선업’이었다.
<출처 : 마루트, 2019년 9월, 1세마시절>
오는 토요일 1경주(8월22일)에 데뷔전을 치를 ‘좋은걸’의 주행심사 모습은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이미 목장에서부터 뛰는 것에 유독 자신감을 보여왔던 터라 여느 토우트 자마보다는 빠르게 성장해주리라는 기대를 내심 갖고 있었지만, 성장통 역시 일찌감치 겪고 있었기 때문에 경주로 적응력을 반신반의하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주 다습주로에서 치른 주행심사의 반응은 예상 외였다. 아팠던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사실 좋은걸의 스피드는 지난 6월 내륙경매 브리즈업당시에도 이미 알 수 있었다. 당시 브리즈업에 참가했던 말들 중 손에 꼽을만한 브리즈업 타임(10초 7)을 보였기 때문이다. 앙다부진 체형에 안정감있는 주법으로 만들어낸 호기록은 일찌감치 준비해왔던 4개월여간의 육성훈련도 한몫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선 씨수말이라는 이유로 너무 쉽게 외면받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 덕분에 최상의 가성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기회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출처 : 마루트, 2019년 11월, 1세마시절>
좋은걸의 강점은 초반부터 자신있게 치고나가는 스피드라고 할 수 있지만, 애초부터 이 말의 거리적성은 스프린터보다는 마일러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던 터다. 여유있는 발바꿈과 채찍에 대한 빠릿한 반응, 그에 맞춰 한 번 더 부스터를 발휘해주는 마지막 걸음까지 종합해본다면, 좋은걸은 부마 토우트의 이름을 드높일 효녀가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조부마 MEDAGLIA D′ORO를 유명세에 오르게했던 레이첼알렉산드라나 송버드처럼, 토우트 역시 암말들에게 유전력이 더 강하게 전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데뷔 2전째 8마신차 추입낙승을 거뒀던 운외창천 역시 암말이니 언니와 함께 좋은걸 역시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