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제17회 대통령배 우승, 심장의고동 [지금이순간, 경마팬들의 심장은 고동쳤다!]
지금이순간, 경마팬들의
심장은 고동쳤다!
-제17회 대통령배 우승,
심장의고동
심장의고동 우승당시 모습
지난 11월 28일(일) 서울 제8경주에서 경마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역사적인 기록이 작성됐다.
제17회 대통령배였던 일요서울8경주는 16두가 출전하면서 역대 대통령배 중 가장 높은 혼전도를 보인 결과, 최종 우승은 가장 높은 레이팅의 ‘심장의고동’(한,수,5세,R100, 오종환마주, 지용철 조교사, 문세영기수)이 차지했다. 우승기록은 2분 09초8.
최강 국산마를 선발하는 이번 대회에서 심장의고동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한국 경마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중대한 사건이다. 이 대회 우승으로 오종환 마주는 그레이드대회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는 것, 문세영 기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됐다는 것 등 개인의 영달도 있다. 또한, 서울부경 통합대회로 펼쳐진 이래 10년간 부경이 차지하고 있었던 왕좌를 처음으로 서울이 가져왔다는 의미도 크다. 무엇보다 이 우승이 중요한 이유는 한국의 경주마 혈통의 역사의 전환점이 되기 때문이다.
부마 지금이순간을 기억하십니까?
심장의고동의 부마는 지금이순간이다. 암말의 경우 생산환류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편이지만, 수말의 경우 생산에 환류되는 경우가 드물고, 씨수말로 활동을 시작했다해도 시장의 지지를 얻기가 매우 힘든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한국마사회는 경주마의 생산환류를 독려하기 위해 최우수3세마가 종부활동을 결정하는 경우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 첫 사례가 지금이순간이다. 2012년 코리안더비(G1)와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G2) 우승, 2013년 서울마주협회장배(G3)와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G3) 우승 후 2013년 그랑프리(G1) 2위를 마지막으로 경주로를 은퇴한 지금이순간은 2012년 서울경마공원 최우수 국내산마, 2012년과 2013년 서울경마공원 연도대표마로 선정된 우리시대의 명마 중 하나다. 2010년대 초반에 경마를 접했던 경마팬들은 한결같이 지금이순간이 뛰는 모습에 매료되어 경마를 즐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014년부터 종부활동에 돌입한 지금이순간은 그러나, 교배 첫해 22두와 교배해 13두의 자마를 생산한 것이 최고의 실적이었을 정도로 생산시장의 눈도장을 받기가 어려웠다. 2016년생인 심장의고동은 부마의 두 번째 자마군 13두 중 하나였다.
부전자전의 포텐폭발
부마를 많이 닮은 모습에 지금이순간의 관리를 맡았던 지용철 조교사는 망설임없이 심장의고동의 관리를 맡았고, 부전자전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게 할만큼의 경주력을 선보이면서 심장의고동은 지금이순간의 대표자마로 성장해왔다.
그리고 심장의고동은 이번 대통령배 우승타이틀을 획득하면서 부마 지금이순간에게 국내경주마 출신 씨수말 최초의 G1자마 배출이라는 타이틀을 선사했다. 부마를 기억하고 있던 경마팬들의 열광과 환호가 쏟아지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더불어 생산환류에 대한 편견을 깨치고 새롭게 그 의미를 각인시키게 되는 전환점이 되었다.
역대 최약체 편성으로 평가받으면서 G1대회의 품격마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심장의고동의 우승으로 새롭게 재해석되고 있다. 한국경마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면서, 우리가 키워낸 국산마의 가치에 대한 자부심 고양의 계기가 된 셈이다.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배 출전권을 따냈던 심장의고동이 이제는 부마의 명성을 뛰어넘는 경주마가 되기를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