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첫 경주마경매...반등의 기적은 없었다!
2021년 첫 경주마경매...반등의 기적은 없었다
좀처럼 진정국면에 접어들지 않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2021년의 첫 경주마경매는 시행되었다. 지난 3월 23일(화) 사단법인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가 주관하는 2세 경주마 경매가 열렸다. 신임회장의 취임과 일부관중입장 등으로 지난해보다는 나아지리라는 기대감과 상금하락의 악재 속에서 경매장 내에는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번 경매장의 화두는 역시 ‘경마정상화 가능성’과 ‘씨수말경쟁의 본격화’였다.
국내산마 위주의 경주시행계획에도 불구하고...
경매 개시에 앞서 한국마사회(회장 김우남)는 말생산농가 경영난 완화와 국내산마 상향 평준화에 초점을 맞춘 2021년 경마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산마 수요진작을 위해 ▲신마입사기준을 3세 1분기까지(육성조련심사 합격유효 국산마는 3세 2분기까지 입사허용)로 조정 ▲국산 저연령마(RookieⅠ·Ⅱ) 한정경주를 국산마 경주의 10% 수준까지 확대 ▲혼4등급 RookieⅠ·Ⅱ 경주는 미시행 ▲21년 한정 외산 경주마의 입사 불허 등의 임시조치를 시행한다. 더불어 국산마 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매거래마 우대정책을 강화했다. ▲정상 경마 시행 시 국산마 경주 중 5% 가량을 경매마 한정경주로 시행 및 ▲국산3등급까지 경매마한정경주 확대 ▲경매거래마의 일반경주 편성 우선순위 부여 ▲1세 경매 및 브리즈업 경매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신설 ▲국산 암말 한정경주를 국산마 경주의 10%수준까지 확대 및 핸디캡 감량 2kg으로 조정 ▲경주퇴역마 자마 한정경주 시행 등의 내용이다.
10년전만도 못한 말산업
가장 우수한 경주마가 선보이는 이번 3월 경매에는 총 161두가 상장되어 37두가 낙찰됐다. 낙찰률은 23%에 그치며 지난해 12월 경매의 24%에도 밑도는 수준을 보였다. 총 낙찰액은 14억 300만원이었고 최고가는 메니피와 금빛물결의 수말로 1억 5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경마가 중단되어있는 상태에서 열렸던 5월경매의 20.5%에 비하면 소폭 상승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미 당시에도 10년전 수준이거나 그보다 못하다는 평이 나오며 말산업의 불황을 실감케 한바 있다.
10년전 당시의 경매결과와 비교한 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난해 경주마경매시장의 총 낙찰률은 22.6%, 총 낙찰액은 59억 7,750만원으로, 10년전인 2010년의 낙찰률 43.5%, 낙찰액 68억340만원에 크게 밑돈다. 무엇보다 지난 10년동안 국내산마 생산시장의 규모는 30%가량 커졌음에도 정작 낙찰두수는 30%정도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해봐야한다. 말생산시장의 자립도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마사회의 장기계획이 코로나19 여파로 차질을 빚으면서 그 위험부담을 고스란히 생산시장이 떠안게된 결과다. 낙관적인 시장상황만을 계획했을 뿐 플랜B에 대한 계획이 없던 마사회와 농림부의 무대책은 시장의 불황을 더 깊어지게 하고 있다.
상생위해 예가낮춘 생산자들, 요원한 경마정상화 기류에 몸사리는 구매자들
지난해에 팔리지 못해 적체되어 있는 말들과 올해 태어나는 말들까지 보태지면서 말생산농가들의 목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경영난은 물론이고 말들의 사양관리가 어려워지면서 대부분의 생산자들은 사료값에도 못미치는 수준까지 예가를 낮추며 경주마 판매에 돌입하며 이번 경매를 준비했다.
그러나 시장의 상황은 생각보다 나빴다. 구매를 해야하는 마주들의 경주상금이 ‘상생경마’라는 미명 아래 기존의 50% 수준으로 하락한데 이어 또다시 상금하락의 이야기가 나오자 그간 생산자들을 돕기 위해 근근이 나서던 마주들마저 마주 자체에 회의적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4월에 신규마주모집계획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 또한 떠나가는 마주들을 붙잡지 않고서야 말짱 도루묵인 상황이다.
생산자들 역시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며 예가를 더 낮춰봤지만 경매장에서의 호가진행은 수월치 않았다. 이보다 더 악화될 수 있을까 싶은 사태에도 말산업의 불황이 여전히 저점이 아니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말산업관계자들의 한숨은 깊어갔다.
씨수말 경쟁 본격화-테이크차지인디 VS 카우보이칼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센의 자마가 6두 중 4두가 낙찰되었던 가운데 12두가 상장된 메니피의 자마들은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 속에서 최종 3두가 낙찰되었다. 상대적으로 지난해 데뷔씨수말 순위 1위의 카우보이칼과 2위의 테이크차지인디가 3월 경매의 화두로 떠올랐다.
카우보이칼의 자마는 총 27두로 가장 많은 상장두수를 기록했고 뒤이어 테이크차지인디가 22두의 자마를 상장했다. 최종 낙찰률은 카우보이칼이 7두 낙찰되며 25.9%였고, 테이크차지인디는 5두, 낙찰률 22.7%를 기록했다. 전통의 스톰캣 계열의 근소한 우위로 볼 수 있겠지만, 에이피인디계열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특히 태핏의 아들인 콩코드포인트가 12두 상장에 5두 낙찰로, 낙찰률 41.7%를 보이며 한센의 66.7%에 이어 높은 시장의 관심을 반영했다.
결국 경마정상화가 답이다.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수도권의 경마관중입장이 제한되면서 마사회 역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온라인발매입법’은 농림부의 반대로 계류 중이라 더욱 답답하다. 조속한 경마정상화를 위한 해법만이 이제 더 떨어질 곳 없이 불황의 늪을 헤매고 있는 말산업을 구제해줄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