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치비어슬리 (MISCHIEVIOUSLY)
미스치비어슬리
(MISCHIEVIOUSLY)
말들이 모두 비슷비슷하게 생긴 듯 보여도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예쁜 말이 분명 있다. 개인적으로 ‘인디언찰리(Indian Charlie)’를 본 순간 느꼈던 감정이기도 하다. 그를 회상하던 조교사 Bob Baffert도 ‘Beautiful’를 연발할만큼 아름다운 체형을 가진 인디언찰리가 지난 2011년 암과 사투를 벌이다 결국 생을 마감했을 때 전미의 경마언론이 이를 다루며 애도하기도 했다.
국내에는 인디언찰리의 자마가 많진 않지만, ‘상승거탑’이 KNN배를 우승하며 약4억9천만원 가량의 상금을 벌어들인 바 있고, ‘인디언시크릿’, ‘인디언다이아몬드’, ‘인디언체로키’, ‘인디언줄리엣(포입마)’ 등이 1억이상의 수득상금을 획득하기도 했다. 그 후에는 그의 아들인 ‘Adios Charlie’, ‘Uncle Mo’ 등의 자마들이 한국에서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인디언찰리’의 또 다른 아들이 국내에서 씨수말로 활동을 시작했다. 미스치비어슬리(Mischieviously)다. 해외성적이 뛰어난 것은 아니기에 이름이 낯설기도 하다. 그러나 혈통의 흐름은 대를 이어 전해지는 것이므로 국내산 자마에게서 ‘인디언찰리’의 향기를 느낄 수 있게 된 점은 환영할 일이다.
최근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었다. 현장의 조교사들과 일부 마주들은 늘 기대주를 찾으러 목장을 돌아다니는데, 그 중 남다른 당세마를 발견한 한 조교사가 그 말에 대해 욕심을 부렸지만 씨수말이 낯설다며 결국 구입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바로 미스치비어슬리였다. 그러나 미스치비어슬리를 보유한 휴웨스턴팜(안철로)은 이미 그 첫배자마를 미국에 유학(?)을 보낼 계획으로 절차를 밟고 있던 중이었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그 말을 목도한 또다른 조교사는 미국을 다녀오면 본인이 그 말을 관리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본인의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고 한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말, 또한 미스치비어슬리인 것이다.
미스치비어슬리의 부마 인디언찰리는 4두의 챔피언의 부마이다. Fleet Indian (2006 미국 4세이상 암말 챔피언), Indian Blessing (2007 미국 2세 암말 챔피언, 2008 미국 스프린트 암말 챔피언), Indian Apple Is (2010 캐나다 스프린트 암말 챔피언), Uncle Mo (2010 미국 2세 수말 챔피언, 2015 프레시맨 챔피언 사이어)등이 그의 자마이고, 또한 2015 2세 수말 챔피언이자 2016 Kentucky Derby 우승마 Nyquist의 조부이다.
더불어 미스치비어슬리의 모계라인도 훌륭하다. 그의 모마 Illicit은 현재 미국에서 씨수말로 활동 중인 Gone Astray(Multiple G2SW)의 모마이기도 하다. Gone Astray는 Florida Sire Stakes Series를 휩쓴 ‘Three Rules’를 비롯해 2백만달러의 자마수득상금을 한 플로리다의 핫한 씨수말이다. 한편, 모마인 Illicit 이 경주를 뛰지 않은 것은 의외다. 모마의 반형제마인 Smuggler가 2005 미국 3세 암말 챔피언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미스치비어슬리의 외조모마인 Inside Information의 유전력에 기인한다. Inside Information은 Breeders' Cup Distaff (G1)우승 등 17전 14승(그레이드대회 우승 9회)의 전적으로 총상금 $1,641,805를 수득한 준족이었다. 1995년 미국 4세이상 암말침피언이었고, 2008년 미국 명예의전당에 헌액된 바 있다.
미스치비어슬리의 혈통표를 보면 모계라인에서 대를 이어 렌느드꾸르스(Reine-de-course, 도시지 시스템의 셰프드라스 씨수말과 비견되는 우수 씨암말)가 나타나고 있다. 경주를 뛰지 않았음에도 그 혈통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미스치비어슬리의 모마에게도 영향력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고, Gone Astray의 존재는 이를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미스치비어슬리에 대한 기대치는 바로 이 혈통의 흐름이다. 4두의 챔피언을 배출한 부마 인디언찰리의 아름다운 체형과 조용하지만 영리한 성격과, 모계라인의 화끈한 스피드와 큰 심장의 배합은 그를 통해 후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번에 생산한 그의 자마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남다른 힘과 체형을 보였다는 것은 분명 우연이 아닌 것이다.
경주마는 결국 뛰어봐야 안다고 한다. 그러나 첫배자마를 받아본 후 내년의 배합을 위한 움직임은 경주로에서의 성적보다 먼저 이루어진다. 암말 한두가 1년에 몇두씩 생산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만큼 배합은 중요하고 한 목장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 모험에 이미 미스치비어슬리는 빼놓을 수 없는 배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처음 들어 본 씨수말이라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씨수말, 미스치비어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