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데이 (RACE DAY)
레이스데이
(RACE DAY)
2020년 삼관경주의 키워드는 태핏(Tapit)이다. 미국 챔피언 출신, 시행체 도입 등 금수저 배경의 한센과 일본에서 힘겹게 자신의 위치를 구축한 민간 도입의 흙수저 배경, 테스타마타 중 과연 한국에서의 승자가 누가 될지 흥미진진했던 탓이다. 이 두 씨수말의 부마는 모두 태핏. A.P.Indy의 주류혈통이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태핏과 그의 아들들이 한국 생산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그 흐름을 공고히 할 새로운 씨수말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레이스데이’. 챌린저팜(대표 이광림)의 또 하나의 야심작이다. 올드패션드, 카우보이칼, 스트라이크어게인, 클리어어템프트 등 한국 최적화 씨수말 도입의 선봉에 서있는 챌린저팜은 레이스데이까지 도입하면서 명실공히 한국의 대표 스탤리언팜으로 등극하게 되었다.
레이스데이의 강점은 “가장 빠른 마일러”라는 점이다. 경주마시절 12전 6승, 총상금 $748,000를 벌어들였던 그가 첫 스테이크스에 출전했던 것은 2015년 4세에 이르러서다. 첫 대회는 Keeneland에서 열린 Fayette Stakes(G2,9F)였는데, 레이스데이는 이 대회에서 Hoppertunity, Commissioner 등을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1:47.90의 새로운 트랙레코드를 기록한다.
그의 두 번째 그레이드 우승은 Oaklawn Handicap(G2,9F)이었다. G1우승마 Hard Aces와 Tapiture 등을 제쳤던 레이스데이는 MEDAGLIA D’ORO 이후 17년 만에 가장 빠른 대회기록을 수립, 그 기록은 1:47.93였다.
챔피언자마 등
일당백의 자마들,
가성비 최고
이러한 스피드는 레이스데이의 씨수말로의 전향가능성을 높여주었다. 그 기대치는 그의 첫 자마군의 경매실적에서도 알 수 있다. 1세마 경매에서의 평균판매가는 교배료의 5.5배에 달하는 $135,000. 2세마 경매에서도 억대의 경매마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레이스데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의 자마들은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019년 첫 자마군에서 4두의 블랙타입 우승마를 배출했는데, 이는 미국삼관마 출신의 씨수말, American Pharoah의 종부성적과 같다. 2020년 현재까지 100여두 남짓한 자마들을 생산했던 씨수말의 성적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일당백의 성적표인 셈이다. 더 나아가 레이스데이는 그 자마 CONSULTORA가 푸에르토리코 2세 암말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질적 우세를 점한다고 볼 수 있고, 출전마 전체 중에서는 13%, 우승마 중에서는 31%가 블랙타입자마들이다.
한국에서도 뛰었다
하면 우승!
특히 첫 자마군인 2017년생 말 중에는 5전 4승의 ‘마이티고’(조병태 마주)와 2020년 CHIA(중국)트로피 우승마인 ‘삭스고’(김창식 마주) 등과 탄탄한 근성의 ‘프리맥스’(김호진 마주), 순발력이 인상적인 ‘레전드데이’(양순희 마주), 추입탄력이 좋은 ‘정상백호’(정동진 마주) 외에도 ‘별나라신사’, ‘문학보스’ 등 최근 혼합경주의 인기마들이 포진해있다. 특이할만한 점은 질주습성에 구애받지 않는 스피드이다. 부마의 유전력이 좋아 스피드를 발휘하는 구간이 제법 긴 탓에 무거운 모래주로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챌린저팜이 책정한 레이스데이의 최초 교배료는 600만원인데, 외산마로 활동 중인 현재의 자마들이 대부분 5전 이내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있음을 고려해보면, 국내산 자마들의 가성비는 더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의 긴 설명이 필요없을 부마 태핏의 유전력에, 세대별로 꾸준히 스테이크스 우승자마를 배출하고 있는 패밀리라인의 조합, 경주마시절 이미 보여준 경주력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레이스데이가 이제는 한국에서 경마하기 좋은 날을 잡으러 온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경주마들로 한국땅의 검증이 끝난 상태이니 이제는 제대로 뛰어줄 날만 잡으면 될 일.
태핏의 적자싸움은 챌린저팜의 레이스데이가 가세함으로써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